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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아하는 아이에게 썼던 편지를 결국 그저께 태웠다.
같이 좋아하는 Coldplay의 노래를 공원에서 들으며 그 여자와 함께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편지를 다시 읽어봤다.
솔직히 망설였다. 그래도 마음을 굳혀 외진 곳에서 불을 붙였다.
불을 붙이니 잘 타더라. 편지봉투에서 편지지가 툭 떨어지는데, 검은 글씨가 타들어가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팠다.
#2. 편입은 포기했다.
전공시험이 너무 어렵다. 이 대학교에서도 이 모양인데 편입한다고 딴 데를 바라볼 새가 있을까.
게다가 편입하면 공군... 못 간다. 복학이 너무 애매하다.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잘 생각했다고, 당신은 이전부터 반대했던 거라고 말씀하셨다.
포기하니 마음이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다.
#3. 곧 군대를 갈 것이다.
입대시기는 18년 1월 아니면 18년 3월?
카투샤에 붙으면 3월에, 못 붙으면 1월에 공군 가려고 한다.
카투샤 붙으면 3월까지는 연말정산 알바 하면서 돈이나 모으련다.
전공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그래도 군대 갈 생각하니 뭔가 싱숭생숭하다.
적어도 21개월 동안 '군입대'라는, 용납받을 수 있는 이유로 사회를 떠나, 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으니까...
뭔가... 인생을 잠시 Pause하고 화장실 다녀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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