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르바이트 후기]지역 소규모 택배터미널(지점) 아르바이트 후기


안녕하세요, 고글입니다.

아르바이트 후기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는 게 정말 오랜만이네요~

사실 마지막으로 사무집기 아르바이트 후기를 올리고 난 뒤에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영상장비 철거 아르바이트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 과외 아르바이트까지...

하지만 그 중에 가장 압권이었던 아르바이트는, 택배 아르바이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택배 아르바이트(상하차 아르바이트) 하면 정말 많은 속설들이 있습니다.

상하차 하루 뛰면 받는 돈보다 파스비로 나가는 돈이 더 많다거나,

가면 개새끼 소새끼 말새끼부터 세상이 있는 온갖 동물 욕은 다 듣는다거나,

가면 터미널 출입문을 막아 노예처럼 갇혀서 일해야 한다거나 말이죠.


그런 말들이 속설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군포 등의 대형 택배 터미널에서 일할 하루 알바를 구한다는 글이, 알바 구인구직 사이트를 가득 매우는 걸 저도 봤거든요 ㅎㅎ

얼마나 일을 꺼리면, 일하다가 추노를 찍는 이들이 얼마나 많으면, 한 페이지를 상하차 아르바이트 구인공고가 가득 매우겠습니까...


그렇기에 겁이 났습니다.

사회 경험도 하고 돈도 벌 겸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해 보고 싶었지만, 한 번에 그런 빡센 곳에 갔다가는 골병 들지도 모른다는 진지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ㅠ

과감히 그 곳에 지원문자를 넣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런 제 눈에 보였던 것은, 바로 택배 지점 소화물 분류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가벼운 소화물이라기에, 무거운 쌀과 생수 김치는 없으리라는 기대감!

그리고 대형 허브가 아닌 지점이기에, 물량도 없으리라는 기대감!

6,100원이라는 적은 시급이 걸렸지만, 친구와 함께 과감히 지원문자를 넣었습니다.

그 때까진 안 빡세면 오래 하리라는 쓸데없는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40여분을 달려, 시 외곽에 있는 C모 택배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잔뜩 주차되어 있는 컨테이너 트럭들을 보자... 긴장이 되기 시작했고



잔뜩 쌓여있는 박스들을 보자 ㅋㅋㅋ 한숨만 나왔습니다.

처음에 언뜻 보기에 큰 박스는 없어보였지만, 하다보니 아예 없진 않았습니다 ㅠ



택배를 쉴 새 없이 나르는 알바생들...

제가 해야 했던 일은, 이렇게 작은 트럭들에서 내려진 택배물건들이 컨베이너 벨트를 따라 이동하다,

군포 등 대형터미널로 가는 물건이 아닌, 지점 주변으로 가는 택배를 발견해 담당자가 끌어내리면

그 물건들에 쓰여진 지역구분코드를 보고, 알맞는 곳에 싣는 일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상하차라기보다는, 단순 분류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서 계시다가 갑자기 우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 물건을 컨베이너 벨트에서 끌어내리시는 저 분들...

하... 얼마나 끌어내렸으면 사방이 박스로 가득해 발 디딜 틈조차 없어졌을까요.

쌓아도 또 생겨 오히려 늘어만 가는 저 박스들... ㅋ



트럭이 가면 또 새 트럭이 오고...

잠시 컨베이터 벨트가 멈춰 쉬고 있으면,

그만 쉬라는 듯 다시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컨베이너 벨트...



이렇게 연두색의 공간에 집어넣고,

아래가 차면 아래 문을 닫고,

맨 위까지 차면 위의 문까지 닫으면 됩니다.



아래를 이렇게 채우고, 문을 저렇게 닫은 다음,

위를 채우면 됩니다.


잘 쌓아야 합니다...

가방을 채우듯 무겁고 큰 박스들로 밑을 채우고, 작은 상자들을 위에 올리면 되며,

테트리스를 하듯 박스들을 촘촘히 채우고,작은 소포들은 틈새에 끼워주면 됩니다.




어느 새 밤은 깊어가고...





배고프고 힘든 마음에 정신은 흐려지고...



열심히 박스를 내리시는 아저씨 ㅠ



컨베이너 벨트의 끝에는, 대형허브터미널로 가는 컨테이너에 상차를 하시는 아저씨들이 계시고...

꽤 묵직하고 커 보이는 물건들은 거의 대부분 컨베이너 끝으로 실려가 컨테이너에 실렸습니다.


소화물 담당 지점이라 그런지, 제가 다뤄야 했던 큰 박스는 "별로" 없었습니다.

네, 없진 않아요.

꽤... 다소... 있습니다 ㅎㅎ


장기간 근무를 하시는 듯한 분께 여쭤보니,

"아뇨? 무거운 거 많은데요? ㅋ"


다행히 날을 잘 잡았는지, 아니면 큰 것의 기준이 다른 것인지, 제 눈에는 별로 없어보였답니다...



한편에서는 '행낭'이라고 하여,

작은 소포들을 담을 것을 준비하는 사람들



'아니, 왜 컨베이너 벨트가 자꾸 멈춰!'



어느 새 연두색 철장들은 닫혀가고...



쌓고, 닫고, 옮기고, 쌓고, 닫고, 옮기고...

하다 보니 약간의 노하우가 생겨만가고...



컨테이너 트럭이 꽤 많이 들락날락거리더군요.

가뜩이나 미세먼지 농도도 높았는데, 트럭 매연까지 ㅠ

마스크가 꼭 필요합니다...



테트리스의 달인, 상차 아저씨들

테트리스 되게 잘 하실 듯... ㅎ



정직원인 듯한 분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

"친구들! 둘 중 하나는 지금 하는 일 계속 하고, 나머지 하나는 저 행낭 하러 가야되요!

가위바위보로 정하세요 ㅋㅋ"


친구가 져서 나는 남게 되고, 친구가 가게 되는데...


"행낭이 뭔가요?"

직원 왈 : "있어요, 허리 ㅈ나 빠지는 거... ㅋ"


ㅇ ㅏ...







"친구도 그거 끝나면 행낭 하러 오세요 ㅋ"




열심히 채우고 채우고 채우고...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 아저씨 : "아 좀 잘 세워! 이것땜에 막혀서 트럭 못 나가잖아!!!"

버렄


정말... 힘들고 일이 너무 밀려 박스를 조심조심 옮길수는 없었습니다...

특히나 박스가 무거우면 던지거나 발로 미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소중한 물건은 택배로 부치지 말도록 합시다.

컨테이너 아래 작은 공간에 보니 송장붙은 박스들이 있던데, 그건 옮기는 도중 파손된 건지... 상태가 영 안 좋아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약 택배가 특정 지점을 뱅글뱅글 돈다면, 알바생 한 명이 박스를 잘못 넣은 겁니다 ㅠ



행낭하러 가는 길...

OMG 이게 다 뭐시여


행낭에 넣는 게 연두색 철장 안에 넣은 것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




행낭을 하는 방법(행낭에 택배를 채우는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우선 이렇게 이런저런 소포들이 자아아아아안뜩 쌓여있을 겁니다.

이걸 바코드리더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쪼그리고 앉아 바코드를 찍어 밀어줄 겁니다.



그럼 바코드를 찍고 밀어준 것들만 행낭 속에 집어넣어주시면 됩니다.

행낭 구별은 연두색 철장과 달리 필요없습니다.



드뎌 행낭이... 끝나갑니다.

저 한 무더기가 마지막이었던가... 로 기억합니다.



행낭이 다 끝나고...

빈 행낭들을 모아 치우는 동안

직원 한 분이 지게차로 연두색 철장들을 트럭에 실으십니다.



숙련자의 모습...



트럭이 나가고...



이제 퇴근하나 싶었더니...

아직 아니라더군요 ㅠ



ㅎㅎ...



이제는 반품택배들을 빼내야 할 시간...

어디서 오는 건진 모르겠는데, 몰려오는 택배들을 컨베이너 밖으로 빼내는 일입니다.

컨베이너 위로 택배들이 오면, 컨베이너 벨트를 타고 저 멀리 가 버리기 전

집어서 뒤로 던지는 일입니다.


네, 이건 정말... 던져야 하더군요.

제가 서 있던 이 곳 뒤에는 커어어--다란 택배 산이 존재했는데,

그 곳으로(위로든 옆으로든 어디로든) 던져버리는 일이었습니다 ㅠ




ㅋ...

조심하셔야 합니다... ㅠ

잘못하다가는 던지다가 옆 사람이 맞거나, 혹은 택배 산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꽤나 위험해 보이더군요 ㅠ



반품택배의 산입니다...

저걸 보고, 정말 약한 물건이나 소중한 물건은 택배로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이 행낭들을!

컨테이너 위에!

들어서 던져서 올리면 됩니다!

근데! 겁나 무거워요 ㅠㅠ


행낭을 채울 때는 적당히 채우고 묶어버려야 합니다.

근데 가드윽 채워보겠다고 꽉 채워 묶어버리면, 컨테이너 위에 올릴 때 힘이 들겠죠? ㅎㅎㅎ...




행낭을 들어올리는 걸 마치고... 드디어 퇴근했습니다 ㅠ

정규시급 6,100원을 받으며 5시간을 근무해 30,500원을 받았어야 했으나,

연장야간근무로 가산을 받아 총 48,000원을 받았습니다.



퇴근길에 너무 배가 고파 이것저것 사 먹고...

집에 와서 뻗었습니다 ㅠ


그 이후로 친구에게 한 번 더 하자는 얘기를 꺼냈지만,

"택배 알바 하..."라는 말만 듣고도 도망가더군요 ㅠㅠㅠㅠ






이번 '아르바이트 후기' 회차부터는 새로운 평가방법으로 아르바이트를 평가합니다!

제가 일했던 알바 업종을 다른 업종 알바와 우선 비교하고,

그 다음에 제가 일했던 알바 근로장소를 동일 업종 추정치(인터넷 리뷰글 등)와 비교합니다.


기존의 평가방식으로는, 이 업종에 대한 평가인지 아니면 근로장소에 대한 평가인지 혼동될 우려가 있더군요.


오각형의 중점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낮습니다!





급여는 6,100원으로 타 알바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았습니다. 연장추가근로를 하게 된다면 더 벌 수도 있습니다.


택배 상하차 알바(소화물 분류 알바)의 난이도는 어렵지 않고, 초보자고 손쉽게 근무 가능했습니다.


다만 근로의 고난함은 전체 알바 업종 중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재미를 사람에 따라 느낄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없는(어쩌면 느낄 여유조차 없는) 알바였습니다.


온갖 욕설이 오간다고 했는데, 택배알바가 딱히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우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급여는 택배 알바 종류 중 최하위 수준인 것 같습니다.

대형 허브 터미널 알바는 수수료를 안 떼인다고 가정할 경우, 시급 10,000원까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알바몬 구인공고 중 남자/붐비는 월요일 또는 화요일 근무/19:30~07:30 12시간 근무 가정)

제가 일했던 알바 근무지에서 추가야간수당까지 받으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는 있지만, 추가근로는 1~2시간으로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돈이 급하면 몸이 상하더라도 대형 터미널에서 상하차 알바를 하시는 게 나을 것 같군요.


쉬운 정도는 다른 택배 알바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편안한 정도는 택배 알바 중 상위 수준으로 보입니다.

가장 쉬운 건 분류(바코드 스캔)알바겠죠?


재미있는 정도도 별 차이 없습니다.


대기업 지점이어서, 소화물 담당 지점이어서 그런지, 대우는 택배알바 치고는 좋아보였습니다.




이상 택배 지점 소화물 분류(상하차) 아르바이트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음...

그냥 경험삼아 한 번 정도는 해 볼 만한 합니다.

택배 상하차 알바 입문용으로 추천해드립니다 ㅎㅎ...



하단의 공감버튼 한 번씩 꾹-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로그인 불필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