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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경로를 보다 보니, '초보운전 차폭감각'이라는 유입 키워드가 보여 글을 써 본다.



 초보운전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차폭감각이다. 나도 맨 처음에는 차폭 감각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골목길에 들어가고 주차하기를 가장 어려워했다. 바로 옆 차로로 차가 지나가면 힐끔거리며 무서워했고, 트럭이나 버스가 지나가면 공포감은 더욱 극대화됐다.


 사실 차폭감각이라는 걸 누군가가 강의하듯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폭감각이란 결국에는 '감' 아닌가. '감'을 누가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 본인이 직접 여러 번 경험하고 운전하며 느끼는 수밖에 없다. 나도 면허 따고 부족한 차폭감각 잡느라 웹 사이트 뒤지고 팁글 찾아보고 유튜브 영상 찾아보고 했건만, 그 투자한 시간이 아깝게도 아버지차 몰고 다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차폭 감각이 생겨났다.


 하지만 차폭 감각을 잡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약간의 팁을 드릴 수는 있을 것 같다. 


 1)직접 내려서 봐라

 이게 정말 좋다. 효과 직빵이다. 주차를 할 때 사이의 거리가 긴가민가하다면, 기어 P에 놓고 사이드 당기고 내려서 봐라! 직접 보고 사물과 차 사이의 거리가 얼마인지 봐라! 초보운전 때 나는 주차 한 번 할 때 내려서 대여섯번 직접 봐 가며 주차공간에 차 집어넣었다. 아니면 공터에서 밖에 다른 사람 보고 서 있으라고 한 다음에, 조금씩 가깝게 다가가봐라. 상대방이 쪼매 무서워한다면, 꼬깔콘이나 박스 높게 쌓아놓고 연습해도 괜춘할 듯 하다.


 2)좌측 우측 차폭감을 잡을 땐 사이드미러 끝을 기준점으로 삼아라

 좌측 우측 측면의 가장 끝은 문에 뭘 달지 않은 이상 사이드미러이다. 골목길을 통과할 때와 같이 느린 속도로 주행할 때 차폭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사이드미러 끝에 중점을 두어 바라봐라. 이렇게 바라보면 조금이라도 차폭감을 느끼기 쉬워질 것이다.


 3)차의 우측에 있는 사물은 당신의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이거는 전제하고 가자. 초보운전자들이 골목길을 통과하면, 나도 그렇지만, 오른쪽에 공간 잔뜩 두고 왼쪽에 붙어 가는 걸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차의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데, 이렇기에 오른쪽의 사물이 실제보다 가까워보이게 된다. 당신의 생각보다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하다. 하지만 이래도 실제로 사물과 차 간의 거리가 얼마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4)밖의 사물의 (보이지 않는) 아랫부분을 상상해라

 실제로 사물과 차 간의 거리가 얼마인지 알기 위해서, 그 사물의 보이지 않는 아랫부분을 상상해라. 일반적으로 자동차나 벽은 아랫부분이 유별나게 튀어나오지 않고 윗부분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아랫부분이 가려버리기 전에 미리 보자. 여하튼 윗부분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을 테니, 윗부분의 모습을 확장해서 아랫부분의 모습을 그려보자. 그렇다면 가까이 있는 듯한 사물이 예상보다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5)사이드미러를 적극 활용해라

 면허 주행시험 중 주차를 할 때, 바보같이 주차선이랑 경계석 본다고 조수석 뒷좌석 창문 내렸던 기억이 난다. 시험관이 황당해하면서 사이드미러 보라고 하더라. 맞는 말이다. 후면주차 할 때도 사이드미러를 보면, 룸미러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보인다. 사이드미러로 안 보인다고? 그렇다면 버튼을 눌러 각을 조절해보라. 요즘 시대, 얼마나 좋은가? 전자식 사이드미러 조작을 통해 각을 이리저리 바꿔보라. 혹시 수동식으로 사이드미러를 조정해야 하는가? 마치 운전면허 시험차량처럼? 음... 그렇다면 애도를 표한다. 참고로 우리 아버지 차량은 99년식 차량인데, 사이드미러를 접는 건 수동이지만 조정하는 건 전자식이다.


 6)전면의 사물도 당신의 예상보다 멀리 있다

 당신이 운전하는 차량이 포터와 같이 앞부분이 직각으로 꺾이는 트럭이라면 직접 보는 거랑 실제 거리랑 다를 바가 없겠지만, 세단 등 앞 범퍼가 튀어나온 차량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전면의 사물은 당신의 예상보다 멀리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인터넷을 찾아보니, 신호 대기 중에는 앞차량의 뒷바퀴가 가리기 시작하면 더 다가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하더라.


 7)야간에는 미등과 같은 조명을 적극 활용하라

 전조등을 켠 상태에서 앞차에 다가가면, 뒷 범퍼에 당신 차량의 전등이 비치며 점차 커지다가 어느 순간 뭉개듯이 상이 깨져버릴 것이다. 나도 기억에 의존한 말이니 상이 뭉개질때까지 무작정 다가가지는 말도록 하자. 여하튼 등이 사물에 비치는 것을 보면, 그 사물과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느낄 수 있게 된다. 전면 전조등 외에도 후면 후미등과 브레이크등을 적극 이용하자.


 8)도로 주행 시에는 우측 발을 차로 중앙에 맞춰보자

 한 발 운전 기준, 차선이 있는 도로를 주행 시 우측 발이 차로 중앙에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편하다. 그러면 좌측이나 우측으로 쏠린 상태로 운전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이 어디인지 모르겠다고? 도로를 보면 직진 표시, 우회전 표시, 좌회전 화살표 표시 등이 있을 것이다. 그 화살표의 직선 있지 않은가? 그 직선이 차로의 중앙에 그려져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아, 좌회전과 유턴 화살표 표시가 하나로 합쳐져 그려져 있는 것은 빼자. 그 화살표의 직선은 내가 보니 안 맞더라. 


 9)주행 시 앞차량과 내 차를 비교해보자

 앞차량의 바퀴에 연장선을 그려 내 차로 가져와보자. 앞 차를 보면 좌측으로 쏠렸는지 우측으로 쏠렸는지 보이지 않는가? 좌우로 쏠린 차의 양쪽 바퀴가 특이하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때, 바퀴의 연장선이 나와 맞는다면, 나도 좌우측으로 쏠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10)서행하며 요철을 일부러 밟아보자

 내가 썼던 방법이다. 우리 집 아파트 단지에는 과속방지턱이 한 차로에만 있었다. 한 차로로 가며 다른 차로의 과속방지턱에 일부러 좌측 혹은 우측 바퀴만 올려보려고 시도해보기도 했다. 서행 중 도로에 요철이 있으면 조심스래 피해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면 어떨 때는 덜컹거리고 어떨 때는 조용히 지나갈 것이다. 덜컹거리면 바퀴가 요철을 지난 거고, 그렇지 않다면 아닌 것이리라. 이 방법을 쓰면 바퀴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바퀴가 좌우측 끝에 있으니, 바퀴의 위치를 알면 좌우측 차폭을 얼추 알 수 있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 운전해보는 것이다. 말했듯이, 연습하라! 여유 있게! 여유 있게 연습하며, 직접 내려서도 보고, 자신의 차량의 범퍼 길이와 차폭이 얼마나 되는지도 느껴보라. 직접 운전해 보지 않으면 그 누구도 차폭감각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초보운전자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이만 글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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