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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집기 운반 알바! 펜이랑 서류철만 옮겼으면 좋겠는데 ㅠㅠ
안녕하세요~ 고글입니다!
음... 밀린 포스팅을 하루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둘러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ㅎㅎ(블로그 지수를 올리려면 꾸준글러가 되는 건 당연한 건데 말이죠 ㅠ)
그렇게 금방 잘릴 줄은 모르고 열심히 타자를 치며 녹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이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어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여전히 맴돌았습니다.
아르바이트 도중 점심시간마다 컴퓨터로는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를 찾았고, 퇴근길과 집에서도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를 찾으며 하나 둘씩 스크랩을 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무집기 운반 아르바이트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급도 괜찮았고, 식사도 제공받는 조건의 알바였습니다.
사무집기라 하니 사무실의 의자들과 책상들이 생각났습니다. 더불어 노트북들과 서류철도 생각났습니다.
'그 중에 무거운 책상이야 뭐 같이 근무하는 분들 4~5명 정도와 같이 들겠지.'라는 생각이 들자 '뭐 별로 힘들지 않고 쉽겠네'라는 자신감이 셈솟았습니다.
예정된 녹취아르바이트 일정과도 겹치지 않았습니다. 자신 있게 친구와 근무 지원을 했습니다. 바로 일을 하러 오라는 전화를 해 주시더군요.
그렇게 같이 지원한 친구까지 전화를 받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지원을 같이 한 친구가 문득 불안한 카톡을 보냈습니다.
"근데 그 사무용 책상... 기다랗고 커서 엄청 무겁지 않을까?"
"에이 설마... 그 커다란 책상을 혼자 들게 하시겠어? 적어도 네 명은 붙여주시겠지."
"그런가... 그럼 의자는?"
"의자야 뭐 끌면 되고... 별로 안 힘들겠지 ㅋㅋ"
근무지는 서울의 모 빌딩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총 지휘하시는 분이 따뜻한 커피 한 잔씩을 돌리셨고,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몸을 좀 녹이고는 일을 하러 빌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꽤나 큰 빌딩이었습니다. 내부에 사무직원용 엘리베이터도 4개씩이나 있을 정도로 층수와 면적도 상당했습니다.
옷과 짐을 한 구석에 내려놓고, 나눠주신 목장갑을 끼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받으며 설명을 들었습니다.
사무집기 알바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선, 한 층의 어느 유리방 안에 있는 짐들을 모두 모아, 다른 층의 똑같은 위치에 있는 다른 유리방으로 옮기면 됐습니다.
우선, 방 안에 있는 짐들을 모두 수레에 싣습니다. 수레를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엘리베이터 담당자가 그 수레들을 다른 층으로 옮기면 됐습니다. 그러면 다른 층에서 기다리던 이들이 그 수레를 엘리베이터로부터 받아, 그 층의 유리방으로 옮기면 하나의 운반이 끝나는 거였죠.
제 친구는 엘리베이터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수레를 받아 엘리베이터에 싣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고, 다른 층에서 수레를 내려주면 됐습니다.
엘리베이터 담당... 정말 꿀 빠는 역할이더군요. 층수를 누르고 엘리베이터를 이곳 저곳으로 보내면 됐으니... 도착한 층에서는 수레를 내리고 올려주기만 하면 됐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짐을 옮기고 수레에 싣고 내리는 역할을 맡았던 저와 다른 근무자들은... 허리와 팔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ㅠ
엘리베이터에서 수레를 빼내기 전에 찍은 사진.
엘리베이터에는 특별 설정이 되어 있었는데 이 설정 하에서는 탑승자가 닫힘 버튼을 끝까지 눌러야만 문이 닫히고, 닫히기 전 손을 때면 문이 닫히다 열렸다.
한 명이 탑승해 닫힘 버튼을 끝까지 누르지 않으면 그 층에서 엘리베이터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호출되지 않았기에... 살짝 불편했다.
사진 속의 초록색 수레를 근무자분들은 '구루마'라고 부르시던데,
구루마는 잘못된 일본어인 거... 우리 누리꾼들은 다 알고 계시죠? 수레라는 우리말을 써 주셨으면 ㅎㅎ
저 커어어어-다란 책상을 둘이서 들라고요? 균형 잘못 잡았다간 허리 나가겠는걸 ㅡ.ㅡ;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사무집기'라는 건 가벼운 의자들 뿐 아니라, 기다랗고 무거운 회의용 책상, 금고와 책상과 책꽂이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사무책상 등을 모두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허.리.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 크고 무거운 책상을 두 명이서 끝과 끝을 들어야 했는데, 무게 중심이 안 맞아 잘못 힘을 주면 허리가 한 쪽으로 휘었습니다. 허리를 보호하기 위해 팔에 힘을 강-하게 줘 봤지만, 그래도 허리가 상당히 아프더군요.
다행인지 알바생 중 한 분의 힘이 괴력...이었습니다.
덕분에 일을 몹시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사무집기 운반 알바의 난이도를 확!! 떨어뜨려주신 그런 분이셨네요.(감사합니다 ㅡㅡ 꾸벅)
사무실에서 집기를 옮기던 도중 휴식을 취하며 촬영한 사진.
일을 하러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사무직원들은 자신들의 짐을 미리 모두 정리해 놓은 상태였다.
다행히도 짐이 든 저 박스들은 옮기지 않았다.
더욱 다행히도, 저 하얀 플랫폼과 책상들도 옮기지 않았다. 저거 옮겼다간 허리 나갈 뻔 ㅡ.ㅡ;
지하층에는 사무집기를 넣어놓는 작은 창고가 있었다.
사무집기 운반은 주! 이런저런 잡무는 덤!
사무집기를 옮기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하지만 사무집기를 거의 다 옮기자, 이런저런 잡무를 주로 하게 되더군요.
윗층부터 아랫층까지 내려가며 업무용 책상들의 비밀번호를 초기화시키기도 하고,
각 층에서 남는 의자들을 모아오기도 하고,
또는 건물 어딘가에 있는 수레들을(네... 그 큰 빌딩 어딘가에서 수레들을 찾아오라고 하시더군요) 찾아오라고도 하시더군요.
물론 짐 옮기는 것보단 훨씬 쉬운 일들입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퀘스트'라고 생각하시고 하시면 될 듯 하네요.
알바를 오각형으로 평가해보자
▶급여
급여는 식사시간을 뺀 시간으로 계산하면 6천원대 후반, 식사시간을 포함한 시간으로 계산하면 6천원대 초반이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난이도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급 5580원이었던 2015년 기준 이 시급이면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4점 주고 싶네요.
▶쉬운 정도
일 난이도가 전혀 높지 않고 매우 쉽습니다.
하지만 정말 멍 때리고 할 수 있는 알바는 아니고, 사무실 내의 가구들의 위치를 기억하고, 건물의 층을 기억하는 등 이것저것 생각하고 기억해야 할 게 있기 때문에 4점 주고 싶습니다.
▶편한 정도
짐 옮기는 게... 편하진 않죠.
그렇다고 택배상하차처럼 막장 근무조건은 아니기에... 2점 주고 싶습니다.
▶재미
글쎄요... 제 기준에선 재밌었습니다.
가끔 쉴 때 노가리 까는 재미도 있고, 짐을 넣었다 뺐다 하는 재미(편하진 않습니다 ㅎ)도 좀 있었기에, 5점 만점에 4점 주고 싶습니다.
▶대우
밥도 잘 주시고, 대우도 잘 해 주십니다.
욕 먹거나 홀대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알바를 할 떄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신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4점 주고 싶네요.
힘 조금 쓴다 하면 해 봐도 후회하지는 않을 알바!
엄청 힘들지도 않고, 시급도 엄청 세지 않은, 그냥 딱 적당한 중간 수준의 알바!
장점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많아서 힘들어 죽겠다는 느낌은 안 들었습니다.
◆힘 쓰는 알바 중에선 이런 알바가 대우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냥 전반적으로 봤을 때 무난-하게 할 수 있는 알바 느낌? 그런 느낌입니다.
단점
◆몸이 힘들지는 않지만, 급여봉투가 두껍지도 않습니다.
◆힘이 좀 약하시면 하시면서 팔이랑 허리가 맛탱이가 갈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한 지 좀 되서 그런지... 아니면 정말 무난한 알바여서 그런지...
딱히 더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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