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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체육시간 때 운동장 오래 달리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운동장 일곱 바퀴인가를 몇 분 안에 도는지로 선생님은 평가를 하셨고, 오래달리기를 하며 남자들 사이에는 모종의 경쟁심이 솟아올랐다.

오래달리기를 시작하면 맨 처음 앞서서 뛰어나가는 친구들도 있고, 처음부터 걷는 친구들도 있다.

그 중에서 나는 가볍게 조깅하듯이 뛰는 편이었다.

한 두 바퀴 반을 돌 때쯤이면, 입안이 텁텁해지면서 땀이 잔뜩 나기 시작한다.

다섯 바퀴를 돌 즈음이 되면 다리가 로봇처럼 혼자서 움직이고 있고, 온몸은 땀으로 잔뜩 젖은 채 잠시 걸으며 쉬고 싶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그런 기분이 들 때, 달리고 있던 다리를 잠시 멈춰 세우고 숨을 고르며 쉰다거다 하면

스스로와의 온갖 타협과 변명거리가 생각나며, 두 다리를 다시 뛰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헐떡거리며 죽자 싶은 마음으로 뛰거나, 잠시 속도를 늦추면서 뛰는 수밖에 없다.

매번 그렇게 죽자 뛰었고, 항상 반에서 2~3등은 했던 기억이 난다.


인생도 비슷한 듯 하다.

스스로를 멈춰 세우며 잠시 쉬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와의 타협을 하는 순간,

그동안 이어왔던 템포는 깨져버리고, 그 템포를 다시 원래대로 빠르게 만들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즈음 나와의 타협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문에 바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좀처럼 게을러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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